아바타

효정언니를 만나서 핏니스스튜디오를 알아보고 학교 도서관에 간 뒤 언니네 집에서 뒹굴 계획이었으나 날씨가 무척 추웠으므로 언니와 나는 시내 한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언니의 여행담을 들으며 언 손을 좀 녹였다.
나는 무용담이나 여행담을 듣기 좋아하는데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름 특이한 나의 관점대로 자유롭게 상상을 할 수 있어서이다.(나라면 아마 이랬겠지.. 아.. 그때 날씨는 이랬을거야..등등)
어쨌든 다시 밖에 나와 언니의 집으로 향하던 중 내일이 생일인 내 Mitbewohnerin 안젤리나에게 잘 어울릴 만한 호피무늬 앙고라 베렛을 생일 선물로 샀고 오랜만에 읽을 신문도 샀으며 로스만에 가서 세일하는 샴푸와 바디로션, 리콜라 잘바이 사탕을 짝수로 맞춰 산 뒤 내친김에 kino로 가서 아바타 영화 티켓 두 장도 샀다.

아바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내용보다는 입체영상을 훌륭히 만들어낸 수도 없이 많을 영상 작업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세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으니 좋은 양념을 적절히 섞은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3D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픽사의 토이스토리3도 같이 개봉했다면 나는 아마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 전 학교친구가 따로 안경까지 준비하면서 3D사진작업을 내게 보여 준 적이 있었는데 별로 관심이 없던 나는 뭐 저런걸 하고 있나..의아해 했었다.
아바타를 보면서 3D효과가 원근감이나 피사체의 입체감 표현에서 점점 더 완벽해 진다면 언젠가는 평면작업보다 선호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더구나 요즘엔 모니터나 티비도 3D영상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으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영화가 끝나고 안경을 벗는 순간 화려했던 판도라행성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남는 것은 짧은 WOW! 탄성뿐이었고 결국 원래 계획했던 일은 내일로 미룬 채 허무하게 집으로 돌아옴.

3D하니까 갑자기 Sagmeister가..(떠오름)


흥미로운 시각효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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