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12월, 크리스마스 방학 전이라 휴강의 연속이다. 비공식상 방학은 시작되었다.
룰루랄라 아 올해가 이렇게 저무는구나..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사실.
새 해에 우리 멋진 타이포 교수님의 그 기대에 섞인 눈빛에 부응하려면..
중간 프리젠테이션 전 까지는 대충 작업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다.
이번 학기는 적응기간이라고 쳐도 이건 너무 아니다. 생활패턴은 한국시간으로 달리고 있고 그 덕에 의사와의 약속을 펑크냈다(이 일 때문에 약속을 잡아 준 안젤리나가 화가 나있음;;).
게다가 요 며칠 동안은 종일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조금 다운도 되었다.

생각해보니 난 나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마냥 생각없이 나불나불 거렸던 것 이다.
이루어 질지 모르거나 이루어 질 수 있는 꿈이나 포부에 대한 것 말고.. 내가 인간 관계에 대해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마음이라는 것과 연관되어 있으니 인간관계라는 것은 참으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스무 몇 해를 살면서 나에게 신념이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닌데 내가 사람들을 대할 때에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진실이었다. 나는 이 진실된 태도를 (나름) 아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아닌가보다 (이런 이야기를 가까운 사람에게 들었을 때에는 급한대로 눈이라도 가리고 쥐구멍에 숨고싶은 심정이었다.).
사실 괴리감이 조금 든다. 마치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었는데 대낮에 엄마가 보란듯이 포장도 덜된 인형선물을 세탁기 위에 올려놓는 장면을 보았을때 처럼..

그렇게 정체성 문제에 기운이 빠지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안톤과 이야기를 하게된 것은 다행이었다.
추운데에도 머리가 아파 테라스로 나갔는데 안톤이 있었다.
나이어린 이 친구는 나와 컨셉트 디자인과 타이포 클래스를 같이 듣고 있는 친구인데 우리는 독일 그래픽디자인으로 시작해서 스위스를 거쳐 네덜란드 그래픽디자인에 대해 덧붙여 베를린에 대해서도 흥이 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아진건 그 이야깃거리 때문은 아니고.. 그 친구가 내가 그동안 했던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없던 초능력이 갑자기 생기는 그런 묘한 기분이었다.
역시 나는 또 단순해서 칭찬에 금새 히죽거린다.
아.. 이런건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아닌데..

암튼 그러니까 다시 열작 시작! 헤헤
그나저나 왜 난 얼마전 마인쯔에서 한 click:타이포 행사를 놓쳤을까..ㅠㅠ
Sagmeister와 Jan van toorn 그리고 Catalogtree를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아 그리고 내일부터 그림일기나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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