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e moss for Alexander Mcqueen's Finale



패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내가 아는 알렉산더 맥퀸은 영감을 찾는 감각이 뛰어나고 소재에 대한 분석과 적절한 극적표현과 실험성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점잖고 고급스럽게 실현시키고 근본적으로 패션이 무엇인지 아는 똑똑한 디자이너였다.
그는 한번도 예술적 영감에 치우쳐 사람들이 입을 수 없는 옷을 만든 적은 없었다.
컨셉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여 매 쇼마다 놀라움을 주었는데 그 놀라움은 보고나면 금방 사라지는 가벼운 놀라움이 아니라 긴 여운을 남기는 어떤.. 깊은 감성적인 놀라움이었다.
2006년 케이트 모스가 마약스캔들로 런웨이에 서지 못했을 때 그는 자신의 쇼 파이널에 케이트의 이미지에 맞는 겹겹이 하늘 거리는 얇은 쉬폰같은(?)재질의 드레스를 입혀놓은 홀로그래픽적 영상을 스테이지 한 가운데의 글라스 피라미드에 쏘아 케이트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고혹적으로 극대화 시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인생은 짧지만 굵어서 그의 작업을 두고 할 이야기도 많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그였기에 다시 그의 쇼를 볼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좋은 디자이너를 잃었다는 슬픔이 크다.
어떤 인터뷰에서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도 없을 것 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꿈처럼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지만 그의 자리를 채워 줄 수 있는 어떤 누구도 없을 것 이니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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